글또의 첫번째 글의 주제를 고민하다, 많은 분들이 추천하셨고 저 스스로도 정리하여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던 ‘취업 회고’를 주제로 글 쓰고자 합니다.

여유롭고 평화로운 출발 (0 ~ 6개월)

이 시기를 취준이라 부르기에는 애매할 수 있지만, 취업을 위해 필요한 공부를 했던 기간이므로 취준의 시작점으로 삼겠습니다.

졸업 이후, 첫 6개월은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며 보내고자 하였기에, 가장 먼저 그동안 읽고 싶었던 책을 주문했습니다. 클린 아키텍처, 객체지향, 네트워크 기초 등 개인적으로 꼭 읽고 싶거나 부족하다고 느꼈던 분야의 책들을 구입해 읽었습니다. 읽고 싶은 책들을 읽고 노션에 정리하는데 시간을 가장 많이 썼고, 틈틈이 알고리즘 문제를 풀며 언제 올라 올지 모르는 공채를 대비했습니다.

이 당시의 저의 취업 목표는 IT 대기업이었기에, 자소서를 작성하는 것에 시간을 뺏기고 싶지 않아 IT 대기업 공채를 제외하곤 지원서를 넣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도대체 왜 그랬을까요..)

왜 안되지? 거짓말 같은, 어쩌면 당연한 탈락 (6 ~ 12개월)

하반기에는 본격 적으로 지원서/자소서를 작성하고 지원을 시작했습니다. 이때 저의 개발 분야가 안드로이드 개발이었기 때문에, 주로 모바일 개발 직군이 있는 대기업 위주로 지원을 했습니다. 약 20곳에 서류를 제출하였고, 코딩 테스트, 역량 평가, AI 면접, 1·2차 면접 등 다양한 전형을 거쳤지만 모두 탈락했습니다.

코테를 반밖에 못 풀어도, 다 풀어도, 질문에 대답을 못해도, 면접을 잘 봐도, 분위기가 좋아도 전부 탈락하였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잘 본 면접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탈락한 이유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목표한 IT 대기업은 못 가더라도, 일반 대기업은 합격할 줄 알았던 오만했던 저를 참교육 시키고, 24년 하반기 채용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연말은 우울함과 공허함으로 가득..)

다시 새롭게 준비 (12 ~ 18개월)

점점 바닥을 보이는 생활비 충당과 모바일 앱 개발의 스펙트럼을 넓히고자 플러터 국비지원 교육에 참여하였습니다. 3개월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훌륭한 선생님과 동료들을 만나며 많은 배움을 얻었고,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특히, 처음 개발을 시작하는 분들을 보면서 '나는 왜 개발을 시작했었지?', '내가 꿈꾸던 개발자의 모습은 무엇이었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었습니다.

새롭게 배운 플러터도 정말 재미있었지만, 점점 취업 문턱이 높아지는 것을 보며 걱정이 많아졌습니다. 내가 원하는 CTO, 소프트웨어 아키텍트로서의 목표가 과연 모바일 개발자로 도달할 수 있을지 고민도 되었습니다. 긴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눈앞의 일에 집중하자’ 였습니다. 우선 어떤 분야든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하고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플러터, 안드로이드, 두가지 직무로 이력서를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신입에 경력도 없는 저의 이력서를 아무도 봐주지 않았고 채용 플랫폼에 지원한 이력서 25장은 모두 서류 탈락하였습니다.